슬기로운 백수생활 11
극기복례위인 克己復禮爲仁 자기의 자신을 이겨 예에 돌아가는 것이 인을 행하는 것이다. (논어 12편 안연 제1장) ![]() 얼마전까지만 해도 난 폭력을 일삼던 사람이었다. 7남매중 중간에 그것도 외아들獨子로 자라온 나였다. 난 특별 대접을 받았으며, 내 말은 집에서는 곧 법이었고, 안하무인격으로 살았다. 거기에 내 못된 성격이 더해 져서 '백화점 진상고객'이 바로 나였다. 극기복례 물론 말은 좋으나, 내겐 '너무나 먼 당신'이었다. 허나, 세상이 그렇게 만만한가? 아니다. 나는 가는 곳마다 채이고, 따돌림 당하고, 하는 일마다 제동이 걸렸다. 난 그것이 내 자신에게 있다는 걸 최근에야 알아차렸다. '극기克己, 바로 그것이 문제다.'라는 걸 이제서야 깨달은 것이었다. 난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고, 하는 일마다 보기좋게 실패했으며, 사회에 부적응자였다. 극기, '나를 이긴다'는 정말 내게는 너무나도 멀게만 느껴졌다. 그러다가, 언제부터인가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. 무엇때문에 하는 일마다 실패하는가? 게으른가? 네버. 결코 게으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. 마치 폭주 기관차처럼 앞만보고 달렸다. 그러다 제 풀에 쓰러져서 나가 떨어졌다. 그렇담 무엇이 문제인가? '태생적으로 잘못되었다.'는 걸 그제서야 깨달았다. 7남매 외아들, 그것이 바로 문제였다. 당연하게 생각했던 그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어야 했었다.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 '낮아지는 연습'이었다. 몇 번이고 다 때려 치우고 예전으로 돌아가버릴려고 했었다. '갈 때까지 가보자'는 오기가 생겼다. 얼마나 낮아져야 하는지 말이다. 이젠 좀 알 것도 같다. 나를 세상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를... '저 저식 얼마나 잘 되나 보자. 저 꼬락서니 좀 봐. 잘난 척 하더니만... 하하.' 공장이 불이 나서 다 타버렸을 때 얘기다. '불이 나면 주위에서 도와줘서 다시 일어난다.'는 애길 주위사람들이 듣기 좋으라고 해댔다. 정말 그러리라고 믿고 있었다. 그런데, 왠걸 모든 주위사람들이 돈을 못 받을까봐 아귀처럼 달려들었다. 도저히 사업을 더 할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. 이제와서 보니 주위사람들 생각이 이해가 간다. 내가 남이었음 나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. 그렇다, 모든 문제는 내 자신에게 있다. 극기克己 바로 그게 문제였다. 복례復禮는 다음 문제일 뿐이다. 언젠가 부터 '운전하는 습관이 달려졌다'는 걸 깨달았다. '운전을 하는 걸 보면 그 사람 속마음이 들여다 보인다.'라는 말이 있다. 매일 아침마다 다짐해 본다. 나를 낮추라고. 마치 흐르는 물이 산 정상에서부터 낮은 곳을 따라서 바다에 이르듯이... 나의 바다를 언제 만날런지? |